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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강 시와 도시 (1)

인문학과 공학의 만남

14강 시와 도시 (1)


※ 필자의 의견과 생각 정리는 보라색 글씨로, 강의자가 강조한 내용은 굵게 표시하였습니다.

※ 이 글은 강의를 듣고 필자가 사견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따라서 본 강의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시에서는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려는 태도가 엿보이는데, 그럴수록 인문학과 공학의 융합이 필요하다.


 

 

차이점

공통점

도시

참조자

개인

다중 

- 정신 작용의 산물

-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침

현실과의 관계

독립적

종속적 

영향력

간접적[각주:1]

직접적 

지향점

정신적 

물질적 


일상생활 공간으로서의 도시 

일상 공간은 시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가져다준다. 공원은 일생의 용도가 끝난 노인의 슬픈 운명을 말해주는 장소(배용제, 「발효된 울음에 대하여」[각주:2])로 탈바꿈하기도 하며, 차가 들끓는 도로를 보며 너무 바쁘게 사는 것은 아닌지, 죽음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할 시간은 있는지(주창윤, 「앰뷸런스」[각주:3][각주:4]의문을 갖기도 한다. 

사내와 여자의 삶을 자동차에 비유하며 서울이 주입하는 기름을 통해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주유소 같은 시(이원, 「서울의 밤 그리고 주유소」)도 있다. 마지막으로, 지하철을 묘사한 정호승의 「밤 지하철을 타고」[각주:5]를 소개하고 싶다. 이 시는 일상생활 공간으로서의 도시를 은은하게 묘사하고 있다.


도시적 감수성의 여러 가지 양상 1


① 욕망의 획일화

…(전략)…


아아 광고의 나라에 살고 싶다

사랑하는 여자와 더불어

행복과 희망이 가득 찬

절망이 꽃피는, 광고의 나라

함민복, 「광고의 나라」 중 일부

출처 : 함민복, 『자본주의의 약속』, 세계사, 1993.09.

인간을 비슷한 욕망으로 획일화하는 대표적인 것을 광고로 본 시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드러냄으로써 다른 존재와의 차이점을 보여줄 수 있다. 광고가 인간들을 보편화한 삶을 살게 하는데 기여하도록 방치한다면 인간은 다른 개인들과 다른 가치를 드러낼 수 없게 될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② 소비 중독

엄청난 인명의 살상이라는

대학살의 느낌은 없고

불꽃놀이 생방송과 주가의 폭등과

앵커맨이 영웅이 되는

찬란한 쇼가 있을 뿐이었다.


…(중략)…


그리고 쇼핑을 하려고 세계각국의

백화점마다 슈퍼마켓마다 벼룩시장마다

현찰을 든 손들이

달려가고 있었다.

김승희, 「나는 쇼핑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출처 : 김승희, 『어떻게 밖으로 나갈까』, 세계사, 1991.05.

주변에 무관심하며, 소비만을 추구하는 문화를 비판하는 시이다.


③ 대중문화적 상상력

경천동지할 무공으로 중원을 휩쓸고 우뚝 무림왕국을 세웠던

무림패왕 천마대제 만박이 주지육림에 빠져 온갖 영화를 누리다

무림의 안위를 위해 창설했던 정보기관 동창서열 제이위

낙성천마 금규에게 불의의 일장을 맞고 척살되자

무림계는 난세천하를 휘어잡으려는 군웅들이 어지러이 할거하기 시작했다


…(후략)…


유하, 「武歷 18년에서 20년 사이 - 무림일기 1」

출처 : 유하, 『무림일기』, 세계사, 1995.03. 

박정희가 김재규에게 암살되고 일어나는 역사를 무협지적 상상력으로 표현한 시이다. 


④ 고향 상실감

…(전략)…


꺼져가는 어머니 안간힘으로 일으켜 세우기라도 하려는 듯 

숲이란 숲 왼갖 새들이 울대가 터져라 

어둠이 터져라 일제히 악다구니로 울어쌉니다 

귀 먹먹한 새 울음에 툭 솔방울 하나 구르다 멈추는 그곳, 

깊이 깊이 정글어버린 한 마을이 있습니다

유하, 「정글어가는 하나대를 바라보며」

출처 : 유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문학과지성사, 1991.04, pp.120-121

도시화 되며 농촌의 자연적 풍경의 상실을 아쉬워하는 시이다. [각주:6]



이 글은 2013년 11월 16일에 쓴 글을 새롭게 손본 것입니다.

  1. 독자가 시를 읽고 자극받은 후에 행동하는 것은 이차적 행동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늦은 오후의 공원, / 팽팽하게 부풀어오른 울음이 빠져나오려고 / 노인의 어깨를 흔들며 출렁거린다 [본문으로]
  3. 죽음으로 가는 길에는 정체(停滯)가 없다. [본문으로]
  4. 앰뷸런스가 / 삶의 마지막 비명을 지르면서 / 차선은 넘어 질주한다. [본문으로]
  5. 사랑을 잃고 서울에 살기 위해 / 지하철을 타고 끝없이 안들리면 / 말없이 사람들은 불빛 따라 흔들린다. [본문으로]
  6. 사람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의 도시를 건설했으나, 그 좋은 의도와는 다르게 그 도시들이 사람들을 때로는 파괴한다. …(중략)… 나는 압구정동 위에서 순환이 가능한 공간을 꿈꾼다. 출처 : 유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문학과지성사, 1991.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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