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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환경철학 및 사건

고이아니아 사건 Goiânia accident – 조사과정, 결말과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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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과정 

마리아는 근처에 유일하게 허가받은 보건 기구인 동물병원에 가보았으나 수의사는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가보아야 알 것 같다며 그녀에게 보건소에 가보라고 권유했다. 이에 마리아는 이 방사능 가루를 들고 그대로 버스에 탄 채 보건소로 향했다. 

 

9월 28일, 마리아가 들고 간 문제 가루의 정체가 파악되자, 이는 공중위생부와 주 환경국에 보고되었으며, 29일에 의학 물리학자가 광물탐사용의 방사선 측정기로 측정해 방사선 피폭 사고가 일어난 것이 분명하게 밝혀졌다. 브라질 당국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방사능 물질 유출과정과 고이아니아 지역의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 결과 41가구 249명이 방사능에 노출되었고, 이미 3명은 사망한 것이 확인되었다. 브라질 정부는 핵에너지 국립위원회 소속 42명을 32개의 방사능 측정 도구와 함께 고이아니아에 파견했으나, 이들은 아무 보호 장비도 없이 측정을 시작했으며 측정 도구 역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사용되었다. 

 

이 상황 속에서 500명의 사람이 검사를 받았고 이 중 6명은 고이아니아 병원에, 사태가 심각한 13명은 리우데자네이루의 해군 병원에 입원하였다. 해군 부제독인 아미하이 부를라는 ‘우리는 준비되어있다’며 호언장담했지만, 사실 그곳까지 환자를 운반한 구급차조차 오염제거가 선결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병원엔 격리병동마저 없었다. 이렇게 방사능은 널리 퍼져나가게 된다.

 

체내 세슘을 배설시키기 위해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가 투여되었으나, 결국 1987년 10월 23일, 가루를 먹었던 ‘레이데 다스 네베스 페헤이라’가 6Gy의 피폭으로 사망했다. 같은 날, 레이더의 숙모이자 최초 신고자인 마리아도 5.7Gy의 피폭으로 사망했다. 피폭된 피해자의 시체는 방사능 배터리가 되어, 보통 장례식처럼 화장이나 매장을 하면 자연계에 방사능을 계속 유출하기에 이 두 여성은 600㎏의 무거운 납으로 짜인 관에 안치되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방사능에 대한 공포로 이들의 매장을 반대하고 항의했다. 폭력, 욕설, 침 그리고 돌이 난무하는 장례식엔 슬픔이 아닌 공포와 불안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이어 27일, 고물상에서 일했던 이스라엘 밥티스타 도스 산토스(Israel Baptista dos Santos)가 22살의 나이에, 또 다른 고물상 고용인이었던 아드미우송 아우베스 데 수자(Admilson Alves de Souza)는 리우데자네이루의 격리된 방에서 18살 나이에 각각 4.5, 5.3Gy 수치로 사망했다. 

 

세슘 의료장비도둑 중 하나인 ‘호베르투 도스 산토스 아우베스’는 팔 하나를 절단해야 했다. 이 팔 역시 세슘 137 방사능 배터리인 셈이라 적어도 몇십 년간은 그대로 방치돼선 안될 것이었다. 

 

살아남은 이들은 계속 프러시안 블루를 맞으며 연명해갔다. 이 세슘 사건으로 방사능 오염 검진을 받은 사람만 112,000명이 받았고, 사망자는 10년 동안 294명 중 4명에서 111명으로 늘어났다.

 

결말과 원인 

 

당시 고이아니아 사태의 사진 중 하나.(This image is from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THE RADIOLOGICAL ACCIDENT IN GOIANIA", VIENNA, 1988) 

 

오염이 현저한 가옥 7채는 아예 해체되었으며, 근처 건물은 페인트를 벗겨내 고압수로 세정을 시행하였다. 건물 바닥은 프러시안 블루와 산으로 닦아냈다. 이런 작업이 3,500㎥에 달하는 지역에서 계속되었다. 여기서 나온 오염폐기물만 3천㎥에 달한다. 이 폐기물은 고이아니아 시의 외곽에 매립되었다. (폐기물의 함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사이트[각주:1]를 참고하길 바람) 

 

사실 브라질에서는 우라늄 농축 기술을 갖게 되었다고 세계에 선언한 만큼 여러 가지 보호 장치들이 있긴 했다. 그중 하나가 브라질 핵에너지 위원회이다. 이 위원회는 국내 방사능 장치의 상황보고를 받아 이를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이나, 전국 40% 수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 보고, 그리고 이런 보고 수치에도 불과하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행위를 보여주며 참사를 막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위원회에서 파견한 사람들은 아무 보호 장비도 없이 측정을 시작했는데 이는 두 가지의 비판을 불러왔다. 첫째, 위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둘째, 방사능에 대해 숙련된 전문가가 없었거나 고이아니아에 전문가를 파견하지 않았다. 

 

이는 분명 무지에서 일어난 참극이긴 하나, 원인을 무지로만 단정 짓긴 힘든 사건이기도 하다. 민간인이 가루만 가지고 그것이 고위험물질인지 아닌지 판단하기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교훈은 ‘민간인도 방사능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가 아니라 '방사능과 같은 위험물질은 철저한 체제로 관리되어야 한다'로 보는 것이 옳겠다.

 

브라질 정부는 책임자를 색출하려고 했다. 당시 병원의 소유자였던 의사 3명이 기소되었고 이 중 한 명은 건물을 유기했다는 죄목으로 10만 헤알의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또한, 위원회는 130만 헤알의 보상금과 더불어 피해자들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이 사건 이후로 세슘 137의 사용은 금지되었다. 

 

 

참고 자료

원자력지식정보관문국

 

 

  1. https://www.atomic.or.kr/atomica/read.html?chapter=9-3-2-4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