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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환경철학 및 사건

인구학적 기생성 Demographic parasitism

인구는 크게 4가지의 변천 단계를 가진다.

제1단계는 출생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은 '고위 정체' 단계이다. 고위 정체는 주로 위생시설이 불량하거나 재해가 많은 나라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산업사회의 전 단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제2단계인 '초기 확장' 단계는 산업 혁명 이후 경제 발전으로 보급과 위생시설이 개선된 시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출생률보다 사망률이 빠르게 감소하여 급격히 인구가 증가하는 단계이다. 


제3단계는 '후기 확장' 단계로 불리는데, 여성의 사회 진출로 출생률이 하락하며, 이로 인해 인구 증가 속도와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단계를 말한다. 경제 발전이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4단계는 저위 정체 단계로 출생률과 사망률이 모두 낮은, 소산소사(少産少死)의 단계이다. 인구 증가는 정체되며, 노년층의 인구 비율이 높은 고령화 사회가 바로 이 단계이다. 이는 고도의 산업화가 이루어진 선진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현 세계 경제의 중심에 있는 나라들은 산업화를 거치며 위의 4단계를 차례로 밟아왔다. 하지만 타 국가로부터 약탈과 착취를 당한 나라의 상황은 위의 4단계를 차근히 밟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메꿔지지 않는 나라 간의 경제 격차에 근거한다. 신생국가가 이미 선진 자본주의 경제가 세워놓은 조건에 따라 선진국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산업화의 길로 뛰어들거나 이미 뛰어들었는데, 이런 상황이 빚어내는 것이 바로 '산업적' 사망률과 '농업적' 출생률이다. 환언하면, '산업화로 인한 사망률 감소'가 '생활 수준 상승으로 인한 출생률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개발도상국은 산업화로 인한 사망률 감소로 인구는 급속하게 늘고 있으므로, 1인당 경제성장률은 정체 혹은 하락하고 있고,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또다시 산업에 투자하는 '순환적 상호 강화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환경학자 베리 코모너는 '인구학적 기생성'이라고 표현했다. 따라서 이 표현이 갖는 중심적 의미는 바로 '식민주의는 부의 분배뿐만 아니라 인구의 분배도 결정한다'로 볼 수 있다.